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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리 소셜리포트]Gamification #2. PBL(포인트, 배지, 순위판) 없는 게이미피케이션, 코카콜라 Chok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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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께 재미있는 읽을 거리를 드리고 싶어 어김없이 돌아온 시지온의 김민우입니다.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이 글을 쓰는 배경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시지온의 업무 상 게이미피케이션을 공부하고 있으며, 그러니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나 평론가의 반열에 오르기에는 한참 모자란 사람입니다. 지금 연재하는 이 글은 게이미피케이션을 공부하는 저의 스터디 노트와 같으며, 제대로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한 서비스를 만들어 보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글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글은 여기 저기에서 공부하면서 인용하는 내용으로 채워질 것이고, 저의 글에는 다듬어지지 않은 저의 의견이 그대로 드러나기도 할 것입니다. 너무 둥글게 잘 다듬어져서 하나마나한 말을 하는 것보다는, 잘 다듬어지지 않고 모나더라도 솔직한 이야기를 남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고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보태실 의견이 있는 분들, 지적하실 부분이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댓글을 작성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1. 들어가는 말: 게이미피케이션과 PBL, 뗄 수 없는 관계일까요?
지난 번 글(http://blog.livere.co.kr/?p=7744)에서는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비판을 소개하고, 실패하지 않는 게이미피케이션을 위해서는 지속성과 실질적인 보상이 필요하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포스퀘어(Foursquare)로 인해 게이미피케이션이 조명을 받은 이후 포인트화(Pointsification)라 비판받는 게이미피케이션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왔으며, 이른바 PBL(Point, Badge, Leaderboard – 포인트, 배지, 순위판: 앞으로는 PBL로 줄여 쓰겠습니다)로 대표되는 게임 요소를 기계적으로 이식해서 실패하는 사례 역시 많아지고 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수의 배지들

지난 번 글에 이어서 다시 한 번, Badges, badges, badges, badges… Mushroom!

잠깐, 그런데 사실 게이미피케이션이 적용된 서비스 치고 PBL이 없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드뭅니다. 그럼 어떡하면 좋을까요? 게이미피케이션은 실패할 수밖에 없으니, 이쯤에서 게이미피케이션에 작별을 고해야 할까요?
이제야 두 번째 글을 막 쓰기 시작했는데 벌써 작별인사를 고하고 싶지 않은 저는 거꾸로 생각해서, PBL이 아예 없는 게이미피케이션 성공 사례는 없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찾아보던 중, 재미있는 사례를 하나 찾았습니다.
2. PBL 없는 게이미피케이션: 홍콩 코카콜라 Chok 캠페인
그 사례의 정체는 바로… 홍콩 코카콜라가 2011년 여름에 진행한 “Chok Chok Chok” 광고캠페인입니다. (광고기획사는 홍콩의 McCann Worldgroup입니다) 이 캠페인은 PBL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TV광고와 모바일 기술, 그리고 게임을 결합하여 소비자 참여를 극대화한 성공 사례입니다. 아래 영상을 보시면 어떤 캠페인이었는지 쉽게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이렇게 이 캠페인에 참여했습니다.
  1. 스마트폰에 코카콜라 Chok 앱을 다운로드 합니다. (iOS와 안드로이드 모두 가능)
  2. 밤 10시에 TV에 코카콜라 광고가 나오기를 기다립니다.
  3. Chok 앱을 실행합니다. Chok 앱이 광고의 오디오 신호를 인식해서 TV광고와 앱 게임의 싱크를 맞춥니다.
  4. 화면에서 병뚜껑이 떨어지는 타이밍에 맞춰 흔들면 추첨에 따라 경품(할인권, 스포츠용품, 모바일 게임 등)을 받습니다.
  5. TV뿐 아니라 영화관이나 야외 광고판에서도 광고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부끄러운 줄 모르고 스마트폰을 열심히 흔들어서 경품을 탑니다.
  6. 앱이 광고의 오디오 신호를 인식해서 광고와 게임의 싱크를 맞추므로 굳이 TV광고 시간을 기다릴 필요가 없음을 소비자들이 알아챕니다. 똑똑한 이들은 유튜브에 업로드된 광고동영상을 켜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경품을 탑니다.
Chok 앱은 출시 15시간 만에 홍콩 앱스토어 무료 앱 부문 1위에 등극했고, 한 달 동안 약 38만 명이 다운로드 했습니다. TV 광고 및 유튜브, 웨이보(Weibo, 중국의 트위터라 불리는 소셜미디어) 등에 업로드된 광고는 총 900만 회 이상 노출되었습니다. 홍콩 인구가 700만 명임을 감안하면 굉장히 높은 수치입니다.
홍콩 코카콜라 Chok 캠페인 이미지

스마트폰을 흔들면 선물이 쏟아집니다. 코카콜라 Chok Chok Chok

캠페인 기간 동안 코카콜라 제품은 전년 동일 기간 대비 12.5%의 매출 성장을 보였고, 전체 코카콜라 프랜차이즈의 매출 역시 전년 동일 기간 대비 10.6% 성장했습니다. 이는 이전 4년 간 홍콩의 스파클링 음료 부문에서 가장 가파른 매출 증가율이었다고 합니다.
광고 캠페인으로서 Chok의 의의가 궁금하신 분은 코트라 해외비즈니스정보포털 보고서를 읽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홍콩의 광고시장과 모바일 시장의 상황을 잘 이용한 크로스 플랫폼 광고로서의 의의를 상세히 분석한 보고서입니다.
3. 게이미피케이션으로서 Chok – 전문가들의 이야기
Chok 캠페인은 게이미피케이션으로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분석가들의 이야기부터 먼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내러티브(Narrative)와 정서적인 깊이(Emotional depth)를 만족시킨 게이미피케이션
“Electronic games started out as all whizbang technology and no aesthetic appeal. (Pong, anyone?) Today’s gamers demand not only stunning visuals but also narrative and emotional depth. As advancing technology makes such integration more seamless, many marketers will build on this start. Some of them may be surprised at how rapidly creative talent comes back to the fore.” (A Unique Approach to Marketing Coca-Cola in Hong Kong, HBR Blog)
“오늘날의 게이머들은 충격적일 정도로 멋진 시각적 요소들뿐만 아니라 내러티브와 정서적인 깊이까지 요구합니다. 발전하고 있는 기술로 인해 그러한 (다양한 요소들의) 통합이 점점 매끄러워질 것이고, 많은 마케터들은 이것(Chok)을 출발점으로 삼아서 (캠페인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창의적인 재능이 얼마나 빠르게 전면으로 나설 수 있는지를 보면서 놀랄 것입니다.”
단지 시각적인 측면 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다양한 심리를 자극하였다는, 조금은 일반적인 평가였습니다.
(2) 예측불가능성으로 인한 호기심(Unpredictability & Curiosity)을 자극한 게이미피케이션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인 Yu-kai Chou(http://www.yukaichou.com)는 코카콜라의 Chok 캠페인이 소비자들의 참여 심리를 잘 자극했다고 평가합니다. Yu-kai에 의하면 게이미피케이션에서 활용하는 심리적 핵심 동인(Core Drive)은 여덟 가지(http://www.yukaichou.com/gamification-examples/octalysis-complete-gamification-framework/#.Ux2jvfl2E4M)가 있는데, Chok 캠페인은 그 중에서 ‘예측불가능성으로 인한 호기심’을 잘 활용했습니다. 예측불가능성으로 인한 호기심은 사람이 도박에 중독되는 주된 원인인데, 스마트폰을 흔들어서 어떤 상품을 받아갈지 궁금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더욱 열심히 참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호기심

호기심은 참여의 훌륭한 동력이 됩니다

저는 이 예측불가능성과 호기심이 Chok 캠페인의 주된 성공 요인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닌텐도 Wii가 새로운 동작 기반 게임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Chok 캠페인도 새로운 방식으로 기술을 활용해서 재미를 더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4.게이미피케이션으로서의 Chok – 저의 이야기
전문가들의 평가는 이 정도로 소개하고, 저의 생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Chok의 게이미피케이션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게임 요소를 적용하기>가 캠페인에 중심에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홍콩 광고시장의 상황, 새로운 모바일 기술의 등장 등의 맥락을 충분히 고려하고 만든 전체적인 크로스 플랫폼 캠페인의 <일부>로써 게이미피케이션이 자리잡았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를 역으로 이야기하면, “게이미피케이션을 해야지”라는 관점에서 시작하는 프로젝트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 하면, 우리의 머릿속에서 게이미피케이션과 PBL은 너무나도 강하게 붙어 있기 때문에, 이런 관점이 결국 우리의 시야를 좁히고 우리를 PBL의 길로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서비스들이 게이미피케이션을 도입하(여 실패하)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회의하는 모습의 사진

“게이미피케이션을 해 보자니까요”

  1. 기업 내부(마케팅) 혹은 외부(대행업체)의 제안이 발단이 되어, 게이미피케이션을 도입하기로 결정합니다.
  2. 게이미피케이션 하면 역시 PBL의 삼위일체를 빼놓을 수 없지요. 먼저 PBL을 기획해서 구체화 합니다.
  3. PBL만 있으면 심심하므로 그 밖의 게임 요소들을 기획해서 구체화 합니다.
  4. 정작 사용자들은 관심 없는데 서비스에는 게임 요소들에 덕지덕지 붙습니다.
  5. 그런 채로 게이미피케이션 도입 “프로젝트”를 마감합니다. (“프로젝트”로써의 게이미피케이션이 왜 실패하는지는 지난 번 글을 참고해 주세요)
  6. 게이미피케이션을 도입했지만 사용자 참여는 증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경품, 쿠폰 등을 노리고 서비스를 어뷰즈하는 사용자들만 눈에 띕니다.
망치를 들면 세상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이듯, 게이미피케이션을 손에 들면 세상 모든 것이 PBL로 보입니다. 사용자들이 무엇을 위해 우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제쳐둔 채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재미있어 할 거예요’, ‘저렇게 하면 사용자들의 참여가 증가할 거예요’라며 검증되지 않은 기대감에 불가한 가설을 마치 정설처럼 믿어 버립니다. 그렇게 진행된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짜잔… 서비스 제공자의 마음에는 쏙 들지만 사용자들은 관심도 주지 않는, 현실에 맞지 않는 빈약한 가정으로 쌓아올린 모래성입니다.
망치를 든 사람 작품

어디 보자, 못이 하나 둘 셋…

‘게이미피케이션’이라는 도구는 분명히 매력적이지만, 매력적인 도구 하나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사용자 인게이지먼트가 낮은 데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별다른 효용을 가져다 주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사용자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빈약한 컨텐츠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 재미난 것들이 너무나 많아서 사용자들이 우리의 서비스에 눈길을 줄 시간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사용자 인게이지먼트에는 수많은 요인이 얽혀 있는데, 게이미피케이션 요술방망이를 휘두르면 모든 것이 뚝딱 해결되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다시 말해, 게이미피케이션을 Silver Bullet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직소퍼즐의 한 조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지난 번 글에서도 제가 댓글에서 이 문구를 인용했습니다. 아마도 한글을 읽지는 못하시겠지만 Probal Shome 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Chok 캠페인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은 결정적인 한 방이기는 했지만, 이것이 아래와 같은 여러 요인에 녹아들어가지 못했다면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 하루에 한 번, 밤 10시에 TV 광고를 보면서 플레이해야 하는 희소성: 이런 제약 때문에 오히려 사람들이 흥미를 가졌을 것입니다)
  • TV 화면에서 병뚜껑이 떨어지는 순간에 핸드폰을 휘둘러서 타이밍을 맞춰야 하는 새로운 게임 방식
  • 모바일 광고의 작은 화면이라는 한계와 TV 광고의 일방향성이라는 한계를 보기좋게 허문 광고 소비 방식
  • 즉각적으로 경품이 쏟아지는 빠른 피드백
등등… 전체적인 캠페인의 맥락 속에서 게임 요소를 적재적소에 활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성공입니다.
5. 결론: 게이미피케이션,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코카콜라 Chok 캠페인 사례를 소개하고, 이게 왜 성공했을까 전문가들의 생각과 제 나름의 생각을 나누어 봤습니다. 사실 성공 사례를 나중에 돌아보면서 “이런이런 것 때문에 성공했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성공 요인을 아무리 열심히 분석하고 모방한다고 해도, 성공 사례와는 전혀 다른 배경과 맥락과 환경 속에 놓인 우리도 똑같은 성공을 거두리라 장담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hok 캠페인에서 우리가 교훈을 얻고자 한다면,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요?
교훈 1. PBL은 게이미피케이션의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이 아닙니다.
포스퀘어가 워낙 대단했기 때문인지, 많은 게이미피케이션은 PBL에, 즉 포인트를 쌓고 뱃지를 수여하고, 리더보드에 순위권 사용자들을 보여주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PBL은 게이미피케이션이 성공하기 위한 충분조건이 당연히 아니고, 필요조건 역시 놀랍게도 아닙니다. PBL 없이 성공한 코카콜라 Chok 캠페인이 떡하니 있으니까요. 그럼 성공하는 게이미피케이션의 필요조건은 무엇일까요?
필요조건과 충분조건 이미지

필요조건과 충분조건, 지식인은 알고 있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굉장히 막연할 것입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의 참여 욕구를 마구마구 자극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직도 조금 막연할 것입니다. 막연하면? 공부를 해서 알아 보아야겠지요.
교훈 2. 게이미피케이션을 생각할 때 PBL을 먼저 떠올리지 말고, 심리학을 먼저 떠올려야 합니다. 그러려면… 공부를 해야 합니다.
공부하라는 제목의 책들

공부합시다

게임이 재미있는 이유는 플레이어들을 몰입하게 만들기 위해 갖가지 사람의 심리를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게이미피케이션 역시 사용자들을 몰입하게 만들려면 심리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이 글에서 사용자 심리를 자극하는 방법에 대한 이론을 정립하기는 어렵고, 대신 이미 체계적으로 이론을 정립해 놓은 분의 말씀을 인용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에서 인용했던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 Yu-kai Chou는 게이미피케이션의 여덟 가지 핵심 동인(Core Drive)에 대한 분석 틀로써 Octalysis(우리말로 옮기면 ‘팔각 분석’ 정도 되겠네요)를 제안합니다. 이런 이론적 분석 틀만 보면 하품이 나오거나 경기를 일으키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그래도 2014년 SXSW에서도 Yu-kai의 주도로 세션이 열린 것을 보면 한 번쯤은 눈여겨서 공부해 볼만한 것 같습니다.
Yu-kai Chou의 Octalysis

Yu-kai Chou의 Octalysis: 여덟 가지 참여 동기(Motivation)

게이미피케이션이 사람들에게 동기(Motivation)를 부여하게 만드는 여덟 가지 핵심 동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링크된 글(Octalysis: Complete Gamification Framework)을 참고해 주세요.
  1. Epic Meaning & Calling: 참여에 큰 의미 혹은 소명의식을 부여하기
  2. Development & Accomplishment: 개인의 발전과 성취
  3. Empowerment of Creativity & Feedback: 문제 해결을 위해 창의적인 시도를 하고, 그 결과를 즉각적으로 피드백 받기
  4. Ownership & Possession: 나의 것, 나의 일이라는 느낌
  5. Social Influence & Relatedness: 사회적인 관계와 영향력
  6. Scarcity & Impatience: 희소성으로 사람들을 조급하게 만들기
  7. Curiosity & Unpredictability: 결과를 예측 불가능하게 하여 궁금증을 유발하기
  8. Loss & Avoidance: 참여하지 않으면 기회를 잃거나 손해를 보는 느낌을 주기
교훈 3. 게이미피케이션에서도 Why가 먼저, 그 다음에는 How, 그리고 마지막으로 What.
포인트 체계를 잘 설계하는 것이 아니고, 뱃지를 알록달록 예쁘게 디자인하는 것도 아니고, 순위권 사용자들을 리더보드에서 멋있게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모든 것은 성공의 필요조건이 아닙니다. 그 전에 사용자들이 참여하도록 핵심 동인(Core Drives)을 자극하는 방안을 찾는 일이 먼저이고, 그보다 전에 사용자들이 왜 참여해야 하는지 목적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게이미피케이션을 도입할 때도 겉보기로 드러나는 요소들(What)을 피상적으로 따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떠한 심리적 기제가 작동하였기에 성공했는지도(How)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그렇게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Why)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사이먼 시넥(Simon Sinek)의 골든 서클(Golden Circle)에 게이미피케이션을 대입해 보았는데, 그럴듯한가요?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행동을 이끌어내는 데 Why-How-What이 필요하듯, 게이미피케이션으로 사용자의 참여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도 Why-How-What이 필요합니다.
골든 서클(Golden Circle)을 설명하는 사이먼 시넥(Simon Sinek)

Why-How-What의 골든 서클(Golden Circle)을 기억하세요. 시험에 나옵니다.

– Why: 왜 사용자들이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서비스에 참여해야 하나?
– How: 어떤 심리적 기제를 활용할 수 있을까?
– What: 구체적으로 무엇을 서비스에서 제공해야 하나?
1) Why: 왜 사용자들이 게이미피케이션에 참여해야 하나?
게이미피케이션을 하는 이유는? 당연히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들의 참여를 증가시키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왜 사용자 참여를 증가시켜야 할까요?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사용자들이 많이 참여할 수록 서비스가 성공하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사용자 참여를 증가시키는 것이 좋겠지요. 그렇다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사용자들이 더 많이 참여할수록 사용자에게 유형, 무형의 이익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겠지요.
예를 들면,
링크드인(LinkedIn)은 사용자들의 프로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는데, 이를 통해 많은 사용자들이 완성된 프로필을 보유할 수록 더 활발히 네트워킹을 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사용자들은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쇼핑몰 사이트에서는 구매후기와 사용후기가 많이 쌓일수록 방문자들이 상품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역시 참여로써 사용자들이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컨텐츠 페이지에서는 댓글에서 컨텐츠에 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수록 방문자들이 풍부한 생각과 정보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역시 모든 사용자들이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다음 웹툰 ‘미생’을 보시면, 웹툰을 감상하는 데 있어서 댓글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우리는 왜, 무엇을 위해서 이 일을 하려고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해야 합니다. 계속 질문을 던지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우리의 서비스는 무엇을 위해서 존재하는지, 사용자들이 참여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게이미피케이션을 도입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도입한다면 왜 해야하는지 등 목적을 구체화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How와 What의 윤곽도 서서히 잡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2) How: 어떤 심리적 기제를 활용하면 좋을까?
게이미피케이션의 How는, Yu-kai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용자들의 어떠한 핵심 동인(Core Drive)을 동력으로 삼는가의 문제입니다.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심리, 서비스에 참여하고자 하는 심리는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 중에서 어떤 심리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참여해서 고차원의 논의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이미 이론적으로 정립된 프레임워크에서 출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앞에서 소개한 Yu-kai의 Octalysis도 좋고, 다른 프레임워크도 좋습니다. 너무 틀에 갇혀 시야가 좁아지는 것만 주의한다면, 이미 정립된 프레임워크는 우리의 생각을 돕는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3) What: 구체적으로 무엇을 서비스에서 제공해야 하나?
이렇게 Why와 How의 고민을 거쳐서 결과물로 나오는 What은, 고민 없이 나오는 What과는 질적으로 많이 다를 것입니다. 단순히 ‘포스퀘어가 PBL을 써서 사용량이 급증했으니 우리도 서비스에 PBL을 심어 보자’ 라는 식의 결론이 아닌, ‘우리의 서비스는 이러하고, 사용자들은 이러하다. 이들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심리는 ㅇㅇㅇ이고, 이를 더 자극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전개해야 한다. 그러므로 A, B, C 라는 게임 요소를 도입해 보자’라는 결론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나온 What은 PBL일 수도 있고, 시간제한을 둔 미션(퀘스트)일 수도 있고, 서사와 스토리의 도입일 수도 있고, 도박의 성격을 띠는 경품 추첨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What은 피상적인 베끼고 따라하기가 아닌, 사용자에 대한 나름의 이해를 바탕으로 나온 결과물이라는 점입니다. 단순히 ‘어떻게 하면 뱃지가 더 눈에 띄도록 디자인할 수 있을까?’ 따위를 고려한 기능 중심의 디자인(Function-focused design)이 아닌, ‘우리 사용자들은 이것을 좋아하고 원하고 필요로 해. 그런 욕구와 필요성을 더 충족시킬 수 있으려면 어떻게 게이미피케이션을 설계해야 할까?’라는 인간 중심의 디자인(Human-focused design)으로 이동하는 것 역시 가능해질 것입니다.
성공한 서비스를 많이 살펴보고 잘 훔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온고이지신이라고 하죠. 다양한 What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례를 공부해야 합니다. 꼭 바퀴를 새로 발명(Reinvent the wheel)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존에 잘 사용되는 게이미피케이션 서비스를 다각도로 연구하는 것은 우리가 들여야 하는 시간과 노력을 크게 줄여 줄 것입니다.
또, 훌륭한 게임을 많이 접해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게임은 다른 목적 없이 오로지 플레이어에게 즐거움을 주고 플레이어를 몰입하게 만들기 위해서 모든 심리적 요소, 기술, 디자인 등을 녹여낸 종합 예술+과학입니다. 애니팡 하트 숫자가 바닥날 때 드는 조바심, 앵그리 버드에서 별 셋을 달성할 때의 성취감, 고전 RPG(롤플레잉게임)에서 복잡한 던전을 지나 퀘스트를 완료했을 때의 만족감, 스타크래프트를 플레이하며 느끼는 협동과 경쟁의 짜릿함, 슈퍼마리오가 각종 역경을 헤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뿌듯함 등… 어떻게 하면 사람을 몰입하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은 게임에서 모두 찾을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게임 중독에 관해서 설명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장면 이미지

불이 날 때까지 다함께 게임을 연구해 봅시다.

긴 이야기를 했는데, 세 줄 요약을 드… 드리겠습니다.
  1. PBL 말고도 게이미피케이션이 갈 수 있는 길은 무궁무진 합니다.
  2. 골든 서클 – Why와 How, 그리고 What을 고민해야 합니다.
  3. 다각도로 공부해야 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달에는 더욱 파워업된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슈퍼마리오가 꽃을 먹고 레벨업하는 이미지

레벨 레벨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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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우 

있으나 마나 한 글을 쓰지 않고, 하나 마나 한 말을 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청년입니다.

파인애플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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