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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포스트코리아,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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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페이지뷰 6억 3000만 건, 월간 순방문자 5820만 명, 월간 댓글 수 900만 건, 퓰리처상 수상, 3억 1500만 달러에 매각…
어떤 성공한 벤처기업의 이야기일까요? 바로 2014년 2월 28일, 한겨레와 합작하여 한국에 상륙한 허핑턴포스트의 이야기입니다. 상륙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2005년 설립한 이래 꾸준한 성공 가도를 달려 국내에서도 이미 많이 소개된 바 있는 언론사이지요.
각계각층의 전문가들과 저명한 인사들(오바마 미국 대통령, 노암 촘스키, 빌 게이츠 등)의 글을 기고하여 콘텐츠의 질을 높이고, 소셜네트워크와 연동하여 이용자들끼리 네트워킹을 하도록 만들어 ‘미래의 신문’으로 그간 더 큰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허핑턴 포스트 로고

허핑턴 포스트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와 연동해 관심 기사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한 것은 라이브리 서비스와 유사하기도 합니다.
라이브리의 언론사 서비스 목적은 포털이 아닌 SNS에서 구독자들이 유입되어 언론사가 자생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고자 함입니다. 이를 통해 온라인 저널리즘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고요.
현재 국내 언론은 포털에 종속되어 자극적인 기사 제목이 아니면 구독자 유입을 끌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충격고로케 : 충격과 경악이 가득한 이 세상…). 이런 상황에서 현재(2014.3월 기준) 국내 313개 언론사에 라이브리가 설치되어 있는 만큼 저희 또한 허핑턴포스트코리아(HPK)의 행보가 매우 궁금합니다.
허핑턴포스트 코리아(HPK)가 등장한 후 국내의 많은 기자들과 블로거들이 이 플랫폼의 성패를 가늠해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진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네요.
일단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한데 2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누구든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

한국에는 이미 블로그를 기반으로 한 매체들과 인용요약보도, 시민 참여형 매체들이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습니다. (블로그 기반 매체 : <슬로우뉴스>, <ㅍㅍㅅㅅ>, <뉴스페퍼민트>, 인용요약보도 : <위키트리>, <뷰스앤뉴스>, 시민참여형 매체 : <오마이뉴스>) 따라서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성격이 우리나라에서는 그닥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2. 아웃링크 기사로는 차별화된 매체가 될 수 없다 ?

허핑턴포스트는 필진들이 기고하는 글 외에 외부 언론매체의 좋은 기사를 올리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해당 매체만의 색깔이 희미해질 수 있고, 포털에서 링크 형태로 소비되는 기사들과 다를 바 없다는 의견입니다. 또한 글쓴이의 저작권을 문제 삼는 분들이 있습니다. 고료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플랫폼만 제공하고 좋은 콘텐츠들을 끌어와 광고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불합리하지 않느냐는 지적입니다. 사족이지만 링크는 불법이 아니라는 판결이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잠시 판결 내용을 살펴 보자면,,
<대법원 2010.3.11 선고 2009다80637판결>
인터넷 링크는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웹페이지나, 웹사이트 등의 서버에 저장된 개개의 저작물 등의 웹 위치 정보 내지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하여, 비록 인터넷 이용자가 링크 부분을 클릭함으로써 링크된 웹페이지나 개개의 저작물에 직접 연결된다 하더라도, 이는 구 저작권법 제2조 제 14호에 규정된 ‘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유형물로 다시 제작하는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링크를 연결하는 행위는 구 저작권법이 규정하는 복제 및 전송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법리는 개정된 저작권법 제 2조 제22호 소정의 ‘복제’ 및 개정된 저작권법에서 신설된 공중송신권의 내용을 이루는 같은 조 제10호 ‘전송’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최근(2014년 2월) 유럽사법재판소(CJEU, Court of the European Union)의 하이퍼링크와 관련한 판결>
무료로 제공되고 있는 컨텐츠의 링크를 특정 사이트에 게재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가에 대한 내용이었다. 결론은 무료로 제공되며, 누구나 접근 가능한 컨텐츠의 하이퍼링크는 마음대로 붙여도 된다는 것이다. 재판소에서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것이라면 독자들이 한정된 것이 아니라 잠재적으로 모든 사람이 독자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하이퍼링크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아닌 것으로 보았다. 다만 원 컨텐츠가 제한적인 독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접근성이 낮은 자료라면 하이퍼링크가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유럽에서의 결정이 전세계에 통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인터넷 거버넌스 협의에서 미국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유럽연합의 입지가 반대로 커질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한다면 전세계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매체들 - ㅍㅍㅅㅅ, 슬로뉴스, 뉴스페퍼민트, 오마이뉴스 화면 모음

아쉽게도, 이미 한국에도 우수한 매체들이 많았다.

이미 많은 분들께서 좋은 지적을 해주셨기 때문에 그보다는 소셜댓글이나 SNS환경에 기대어 함께 성장한 부분에 주목해보고 싶습니다. 그것이 여전히 한국 언론 시장에서도 유효한 성공 요인인지 말입니다.

1. 댓글 놀이터, 한국에서도 신선한가?
허핑턴포스트에서 뉴스만큼이나 관심 받는 것이 있다면 ‘댓글 서비스’입니다. 구독자들의 참여와 공유를 활성화 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연동하여 댓글이 SNS 담벼락에 포스팅 되도록 했고, 각 회원에게 소셜 페이지를 제공하여 같은 주제에 관심 있는 구독자들 간에 팔로잉을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더불어 악성댓글을 자정 하고 적극적인 댓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배지’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배지는 기본 배지 와 기획성 배지로 두 가지로 구분되며 기본 배지는 슈퍼유저 (Superuser), 네트워커 (Networker), 모더레이터 (Moderator) 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획성 배지는 푼디트 (Pundit), 이벤트(Event)배지, 기프트(Gift) 배지로 되어 있습니다. (참고 : 마켓캐스트 )
허핑턴 포스트의 배지들

배지, 배지, 배지

 

토론 문화가 잘 정착된 미국에서는 배지를 통해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가능 했습니다. 이왕 댓글 쓰는 거 공들여 써서 푼디트(Pundit) 뱃지를 얻고, 열성적으로 참여하여 슈퍼 유저의 명예를 획득하도록 한 것이지요.
문제는 미국의 허핑턴포스트는 2005년에 신선한 댓글 서비스를 시작하여 방문자들을 락인(lock_in)했는지 몰라도 이미 국내에서는 이것이 신선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지만 국내 300 여 개의 언론사에 라이브리가 설치되어 있고, 포털 뉴스에서도 자체적으로 SNS로그인을 지원하여 뉴스 콘텐츠와 댓글을 퍼나르는 것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런 댓글 서비스 만으로는 국내에서 어필하기 힘들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은 댓글 토론 문화가 정착되지 않아 이런 간편한 툴(tool)이 있음에도 댓글 토론에 활력을 불어 넣기가 쉽지 않기도 하고요. 실례로 동일한 기사 [‘김정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첫 선출(Kim Jong Un Elected Unanimously : Dictator Wins In Unopposed Vote)’] 에 허핑턴포스트US는 댓글 214건, SNS 공유 439건, 좋아요 15,000건이라는 output이 즉각 나타났지만 허핑턴포스트Korea는 댓글 0건, SNS 공유 2건이라는 참담한 결과만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일 수도 있고, 서비스 기간과 지역이 달라 비교 대상 선정이 처음부터 잘못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 차이를 보고 의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의 경험 때문입니다. 의견을 개진할 때 비판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 나의 이름이 인터넷 상에 노출되는 것에 대한 꺼림칙함, SNS에 나의 관심사를 포스팅하는 것에 대한 멋쩍음, SNS에서 친구가 쓴 글을 보고 낯 뜨거웠던 그 느낌이 모여 댓글창에서 주저하던 그 경험 말입니다.
고민하는 호머 심슨

고민 고민하지 마

따라서 구독자들의 참여를 독려하던 뱃지가 있든, SNS로 쉽게 댓글을 달 수 있든 그것만으로 동일하게 한국에서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것은 허핑턴포스트코리아가 해결해야 할 문제일 뿐 아니라 라이브리의 지속적인 고민이기도 하겠지요.

2. 소셜미디어의 활용, 현재에도 유효한 이야기인가?
허핑턴포스트가 기성 언론사를 추월할 수 있엇던 주효한 성공 요인으로 소셜미디어의 활용을 꼽습니다. 하지만 가만 살펴보면, 2005년에서 2011년까지 허핑턴포스트가 급성장하던 시기는 SNS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때와 겹칩니다.
2007년부터 2010년의 허핑턴포스트 성장곡선

2007년부터 2010년의 허핑턴포스트 성장곡선

2005년부터 2011년의 미국인 평균 SNS 사용량

2005년부터 2011년의 미국인 평균 SNS 사용량

트위터가 지난 5일 발표한 2013년 4분기의 실적에 따르면, 평균 사용자는 2억 4,100만 명으로 전분기보다 불과 900만 명이 증가했습니다. 성장률은 3.8%로 4분기 연속 감소했습니다. 페이스북 또한 2012년 IPO 이후 많은 기사에서 페이스북 사용자의 이탈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만큼 SNS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SNS에 기대어 성장하는 것은 이제 한계치에 달했다는 것입니다.
설령 허핑턴포스트US의 성공 요인 중 소셜네트워크가 한 축을 차지하고 있었다 해도 반대 축에 양질의 콘텐츠라는 주요인이 있었던 것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소셜네트워크만 신경 쓰기에는 시장이 많이 변화했고, 한국 시장은 이에 너무 밝습니다.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을 통해 네이버, 다음에 맞춘 SEO를 갖춘다거나 카카오, 마이피플 등 한국의 폐쇄적 SNS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겠습니다. 하지만 당장의 현지화가 어렵다면 어쩔 수 없지요. 허핑턴포스트만의 힘, 콘텐츠에 의존하는 수 밖에요.
수단이 서비스 전체를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SNS가 없던 시절에도 우물가 빨래터에서 이야기가 흘렀고, 어느 동네에나 ‘소문난’ 맛집은 있었습니다. 부디 허핑턴포스트US의 핵심을 잘 이어 받아 국내 언론 시장에서도 큰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차별된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여 포털 없이도 자생하는 모습을 꼭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참조 링크>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닷새 > http://bit.ly/1iUujQC
허핑턴포스트 코리아,‘현지화’가 성공요건   http://bit.ly/OuZ6K5
허핑턴포스트의 게이미피케이션 한국에서도 통할까?  http://bit.ly/1nwQjaH
Embracing social media boosts traffic on news sites   http://bit.ly/1kW9HvI
Huffington Post Takes Over The World   http://read.bi/1ft273E
저널리즘의 위기, 뉴스의 미래   http://bit.ly/1ich9P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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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실 (/kang.eunsil.5)

작은 기쁨에 함께 기뻐하고 작은 아픔에 함께 힘들어 하고 싶은 이 시대 오지랖er입니다.

말하는 것 보단 듣는 것을 좋아하고, 앞서는 것 보단 뒷서는 것을 좋아하여 누군가의 고민을 가만 듣고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수백개의 웹사이트 밑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라이브리 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 청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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